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임성근
PAN n PEN (2021-11)
반양장본 / 268 쪽 / 190 * 240 mm
ISBN 13 : 9791191739015
바람서적 서평 / 책소개
이 책의 장점
1. 만드는 사람을 배려한 바로 실사용 가능한 정확한 계량 / 상세하고 친절한 조리법 설명
2. 전문가가 찍은 사진
3. 정말 제대로 된, 아무도 안 알려주는 ‘한끗’ 다른 꿀팁
단점
1.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듯한 식당용 레시피 모음
2. 인덱스의 가독성과 기능을 떨어뜨리는 불편한 광고물
전작 “한끗 쉬운 집밥”과 같이 여전히 정확하고 계량과 친절한 조리법은 변함이 없다. 중요한 조리방법은 전 과정에 사진으로 첨부되어 있어서 방법을 확실히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 과정 사진이 없는 요리법도 전 과정이 차근 차근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따라서 만드는데 있어서 어려움이나 혼란이 없을 것 같다. 프로가 찍은 선명하고 음식의 완성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사진들. 이번에도 빠지 않은 조리장의 한 끗 조언도 귀담아 들을 만한 의미있는 꿀팁을 전수해 준다.
전에 출판사 우듬지에서 나온 “소스수첩(2012년 출판)”은 책의 의도는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제작분량이 몇 인분 분량인지, 어느 정도 양의 식재료를 위한 분량인지 등 분량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어 개인이 일일이 만들어보고 실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방식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예를 들어 갈비양념 레시피가 있는데 몇 그람의 갈비를 위한 것인지, 몇 인분 정도의 양을 만들 분량인지가 완전히 생략되어 있고 만드는 양념의 계량만 제시되어 있어 실용적이지 않은 책이었다. 요리를 업으로 해서 레시피만 보고 몇배의 분량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 가정용 요리책으로서의 기능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임성근의 한끗 다른 요리책, ‘집밥’책과 ‘김치, 장아찌’책 모두 그러한 부분이 완전히 해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능 김치 양념의 레시피는 그대로 만들었을 때 얼만큼의 분량이 만들어지는지, 사용할 때 배추 등 주재료 양 얼마에 양념이 얼마가 들어가는지, 그리고 언제 사용하고 언제 사용할 수 없는지가 상세히 적혀 있어 실제로 요리를 만드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다 적혀 있어 일단 만들어보고 분량을 확인할 필요없이 그대로 믿고 만들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김치 레시피를 따라 했을 때 소요되는 시간, 보관해두고 먹을 수 있는 권장 기간이 표시되어 있어서 김치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이나 김치 초보들이 직접 따라할 때 누가 좀 알려줬으면 하지만 많은 요리법에서는 생략되어 있는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어 그만큼 실제 이 책을 정말 따라 요리해볼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는 배려심이 느껴진다. 이 부분은 어디서도 이 책처럼 딱 몇 시간, 몇 달 이렇게 정확히 표시해둔 책를 본 적이 없어서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일부 김치 요리책은 좀처럼 해먹을 엄두가 안 나는 희귀한 김치 레시피를 이것 저것 싣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것없이 정석적이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해먹을 법한 김치 요리법만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알찬 요리책이다. 김치 초보들에게 아주 도움이 될 만한 재료에 대한 설명이 상세해서 좋다. 예를 들어 부추김치는 봄부추, 가을부추 그 특성에 따라 두 가지 서로 다른 요리법이 실려있고, 대파 김치는 언제 나오는 대파로 담그는 게 좋은지 시기를 알려주거나 어떤 재료를 언제 고르는 게 좋을지 상세히 알려주는 점도 아주 좋다.
이 책이 아쉬운 부분은 약간 덤처럼 되어 있는 식당용 김치 레시피 부분인데 이 부분이 사족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쓸 때는 누가 이 책의 타겟 오디언스(target audience)인지에 대해 확실히 결정된 상태에서 독자들의 성향을 고려하며 책을 완성해야 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김치 초보들을 위해 쓰였다. 책 제목부터 한끗 “쉬운” 김치 요리책을 표방하고 있고 또 메인 카피도 ‘김장은 어렵지만 김치는 쉬워요’이다. 주가 되는 내용도 가정에서 한 번에 만들어서 소비하기 쉬운 분량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한 장(chapter)을 할애하여 식당용 대용량 김치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던 지나친 욕심의 소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식당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이러한 식당용 레시피를 읽고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호기심 충족이 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업용 요리책을 따로 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아주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온전히 김치 초보들을 위한 책으로 만들고 영업용 요리법을 따로 모아서, 김치나 장아찌뿐 아니라 반찬류 같은 것들도 다 같이 모아서 ‘한끗 다른 식당용 요리책’을 냈으면 좋겠다. 물론 레시피가 정확하게 계량되어 있기에 가정집에서도 원한다면 분량을 비율대로 줄이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책의 주제 집중도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책에서 가장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책 맨 뒤 인덱스, 찾아보기 부분인데 이번 책을 만들 때 광고 섭외가 들어왔는지 찾아보기 페이지 사이사이에 아주 거슬리게 광고물이 들어가 있다. 책을 펼쳤을 때 한 쪽은 광고 다른 쪽은 찾아보기 이런 식으로 되어있는데 이런 식으로 광고가 게재된 요리책은 처음 본 것 같다. 옛날 요리책에도 광고가 종종 실리곤 했는데 그럴 때는 책의 모든 순서가 끝난 뒤 맨 뒤에 몰아서 광고가 게재되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잡지가 아닌 단행본에 광고를 싣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다. 출판사가 자기네 책 홍보하는 그런 광고도 실으면 안 된다고 하는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렇게까지 순수성을 추구하는 편은 아니고 광고를 실을 수도 있다고 보는 입장이긴 한데, 출판사가 책을 내면서 비슷한 분야의 책을 광고하는 것, 예를 들어 책 뒷날개 부분이나 책이 다 끝난 맨 뒷부분에 몇 장을 더 붙여서 책 광고를 하는 것은 괜찮다. 이해할 수 있고 어떤 때는 그런 책광고 보는 걸 즐기기도 한다. 물론 더 나아가 다른 데서, 주로 책의 주제와 관련된 분야의 사업체에서 광고를 받아다가, 책 맨 뒤에 몇 장 추가 페이지 광고를 싣는 것은 싫지만 그렇게까지 고깝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은 방식이 독자에게 너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장 문제는 독자가 인덱스를 본래 목적으로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을 준다는 점이다. 광고 색이 진해서 옆 페이지에 있는 자작은 글씨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게다가 광고물의 색이 진해서 뒷페이지 광고가 비쳐 보여 인덱스에서 뭘 찾기가 좀 힘들다. 독자는 정가가 2만원(19,800원)인 이 책을 사면서 책의 인덱스를 볼 때 강제로 광고를 봐줘야 하는 것이다, 영원히. 이 책 또한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10년 후, 20년 후, 그 이상 남을 책을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출판사에게 묻고 싶다. 조금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만드는 비용을 대기 위해서라고 변명할 수도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제작비용 회수가 어려워 보이는 책은 당연히 광고가 없고(아무도 광고 스폰서를 안 해줘서) 책이 잘 팔려서 거뜬히 제작비용 회수는 물론 돈을 많이 벌 것 같은 책이 주로 광고를 싣는다, 당연한 논리이겠지만. 책에 광고 받는 것은 시대적 흐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으나 어떠한 경우에도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책은 공짜로 나눠주거나 거의 공짜에 가깝게 파는 잡지가 아니라 독자들이 제값을 주고 사는 단행본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전에 박찬호 부인이 낸 요리책을 읽을 때 중간에 오뚜기 카레에서 협찬한 것 같이 생뚱맞게 오뚜기 카레가루로 만드는 요리 몇 개가 실리고 그 부인이 한국식 카레를 칭찬하는 말을 해서 좀 웃겼던 적이 있다.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한국식 카레는 일본에서 온 것이고 한국보다 카레를 훨씬 더 좋아하고 진심인 나라인 일본 출신 사람이 되려 약간은 맹맹하고 순한 한국식 카레를, 그것도 요리책에 카레가루로 만드는 카레 요리를 몇 개 싣기에 아 이거 PPL이구나 하고 바로 알아봤다. 그래도 그건 요리법으로 녹여내서 귀엽게 봐줬는데 이번처럼 독자들에게 광고 읽는 것을 강제하는 방식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임성근의 한끗 다른 집밥”은 내가 본 한국요리책 중에 가장 잘 만든 책으로 꼽을 수 있는 수작이었다. 그래서 후속작 “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를 고대해 예약기간에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받아보고 느낀 점은 전작과 비교해 편집 상에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여전히 훌륭한 요리책이고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요리책이다. 김치를 처음해보는 사람한테도 도움이 되고, 이제는 가족수가 줄어들고 하면서 전처럼 김장을 수십 포기를 할 필요가 점점 줄어드는데 새로운 방식의 김치 만들기에 대해 베테랑 주부들도 배울 것이 있을 것 같다. 이 책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에 여러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바람서적 수석 큐레이터 22-02-19 작성]
저자 :
임성근은 한식경력 40년의국가공인조리기능장. 오로지 한식 발전에 매진한 결과 보건복지부장관표창장을 받았으며 이후 다양한 국가 관련 중요 행사를 도맡아 이끌며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다.
일반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게 된 계기는 tvN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한식대첩’ 시즌 3에 출연해 감동적인 우승을 거두면서부터이다. 이후 MBN의 생활 정보 방송 ‘알토란’에 고정 출연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쉽고 간단한 요리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면서 대한민국 가정요리인들에게 무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임성근 조리장이 알려주는 레시피는 어렵지 않은 재료로 복잡하지 않게 조리하되 딱 떨어지는 맛내기로 유명하며, 요리 초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다양한 방송을 통해 한식을 알리고, 여러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근엄한 조리장이라는 이미지보다 ‘임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친근하고 다정한 요리 고수이다.
키워드 : 김치, 장아찌, 요리, 집밥, 계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