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양장본 | 464쪽 | 145*215mm | 635g | ISBN : 9788997090549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농부 웬델 베리의 농사와 문명에 관한 글. 공개적으로 우파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은밀하게 좌파인 사람(Closet left-wing)도 있고 좌파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우파인 사람(Closet right-wing)도 있는데 웬델 베리는 후자에 해당하는 지식인이다. 핵과 사형제도, 전쟁에 반대하였고 심지어는 화력발전소도 일부 반대했지만 끝까지 작은 정부를 신봉하였고 문화적으로 기독교적 보수주의를 고수하였다. 관료주의적, 공산주의적, 기술주의적, 집단주의적 접근에 저항한다는 점에서 철저히 우파적이었다. 실제로 농사를 지을 시간이 있었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많은 저서를 썼는데, 한국에는 저서의 일부가 주로 좌파적 관점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본 서적은 그의 세계관을 설명해주는 핵심적인 저서로서 ‘농업 (agriculture)은 농학(agriscience)이나 농기업(agribusiness)이 아닌 땅의 경작(cultivation of land, 땅에 대한 숭배의 의미이기도 한)이다(p 183)’라는 웬델 베리의 문장에 그의 자연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하이데거에게 검은숲(Black Forest)이 있었던 것처럼 웬델 베리에게는 자신의 켄터키 농장이 있었다. 


  소묘화와 저자 사진이 들어간 한국판 표지 디자인이 매우 귀엽다. 오히려 사진만으로 구성된 미국판이나 영국판 저서보다도 세련되다. 책표지의 질감도 매우 우수하다. 고급스런 비닐 보호커버를 씌운 듯한 안정적인 질감이 좋다. 텍스쳐가 들어가서 덜 매끄러운 그립감이 매우 좋다. 표지 내부의 면지도 녹색 컬러로 책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부합한다. 가격은 19000원으로 두께에 맞는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번역은 좀 아쉽다. 한때 시인이며, 소설가이자 창의적 글쓰기 교수이기도 했던 저자의 생생하고 문학적인 글쓰기를 마치 독일어 서적 번역하듯 건조하고 딱딱하게 번역했다는 느낌이다. 다이슨 청소기 메뉴얼을 읽는 듯한 느낌임. 철학적인 깊이를 지닌 책으로 바람서적에서는 향후 본 저자의 모든 번역서를 판매할 계획이다.